https://youtu.be/JdKTUfOxDgw?si=H0THyxYVmTlhC-H8
N. Rimsky-Korsakov. Scheherazade. Movement 3 (유튜브 링크)
제103화. 안드로메다의 아라비안나이트 1부
천일야화의 배경을 그대로 닮은 '알리바바'에서 도적들에게 옷을 빼앗겨 곤경에 처한 은하철도 999 103화입니다. 천일야화는 지금도 모티브를 삼은 작품들이 많은데 옛날 작품인 999에서 알리바바를 여성으로 묘사한 게 신선했네요. 골 때리게도 여기서는 도적으로 나오지만요. 그나마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인 '마기'도 생각났는데 그쪽에서는 곱상한 미소년이라면 원전 천일야화의 알리바바는 아저씨라는 게 충격이었습니다.
이번 행성 알리바바는 이름처럼 천일야화의 여러 이야기 중 하나였던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 같습니다. 하필 이들의 공격으로 999는 역도 아닌 사막에 불시착했고 도적단의 공격을 피해 메텔과 철이, 그리고 차장도 역에 보고하러 간다는 명목으로 나서게 됐죠. 하지만 도중에 알리바바의 도적단에게 꼼짝없이 붙잡혀 소지품 모두를 털립니다. 그나마 차장은 옷만 빼두고 사라져서 잡히지 않았지만 이번 화로 차장의 정체는 더더욱 오리무중이 되어버렸죠.
특이하게도 999의 알리바바는 위에서 쓴 대로 여성인데 하는 짓을 보면 천일야화의 샤리아르 왕을 더 닮았습니다. 샤리아르 왕은 여자를 혐오해서 매일 여자를 죽이고 새로운 여자로 갈아치웠는데 샤하르저드, 즉 '셰헤라자드'가 죽지 않기 위해 샤리아르 왕에게 밤마다 계속 이야기를 들려주죠. 샤리아르 왕도 처음엔 셰헤라자드를 죽일 작정이었지만 셰헤라자드의 이야기 끊기 신공으로 나머지 이야기를 듣고 싶어 다음 날 이야기를 듣고 또 들으면서 상당한 시간이 지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1000일이 지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1000이라는 숫자는 수가 많다는 뜻을 의미해서 꼭 1000이란 숫자에 맞는 건 아니라고 하네요. 어찌 보면 은하철도 999의 '999'와도 연결되는 숫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곧 999 TV 애니메이션이 끝나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는지라 왠지 은유적으로 들리기도 하더군요.
아무튼 이 알리바바도 샤리아르 왕처럼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살려주는 데다 소지품을 돌려주고 그렇지 않으면 괴조 록크에게 밥으로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그래서 메텔이 철이를 미끼로 삼아 천일야화의 이야기 중 하나를 들려준 거죠. 이 부분이 유쾌했기 때문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며 직접 103화를 보시길 바랍니다.
배경이 천일야화다 보니 좀 더 그 이야기를 하면 여태까지 아라비안 나이트가 본래 제목이고 천일야화란 건 일본에서 들어온 이름이겠거니 싶었는데 원래 천일야화가 제목이 맞다고 하네요. 더 정확히는 아라비안 나이트는 이 이야기를 영문으로 번역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천일야화는 아랍 구전문학이다 보니 번역도 서로 달라서 영문판과 프랑스어판으로 나뉜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 전 영문판을 보고 충격을 받아 더 읽지 않게 됐습니다. 영문판만 보면 천일야화의 '야'자가 밤이란 뜻이 아니라 천일 동안 하는 야한 이야기란 뜻으로 읽힐 정도였습니다. 19금 묘사가 아주 세밀해서 야설 그 자체나 다름이 없었죠. 반면 프랑스어판은 성 묘사를 빼고 교훈적인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고 하니 다음에는 이쪽을 찾아 읽어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린이용으로 나오는 건 프랑스어판을 각색했겠지만 영문판이 더 원전에 가깝다고 하니 이건 뭐... 읽어본 사람들은 다 알아보니 될 수 있으면 밖에서 읽는 건 자제합시다. 그래도 재미는 있거든요.
이번 유튜브 BGM은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중 3악장입니다. 제목처럼 이 모음곡도 천일야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셰헤라자드의 이름을 따고 천일야화에서 연상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세헤라자데에서 알리바바는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아서 어떤 곡이 좋을까 싶었는데 가장 유명할 듯한 3악장을 골랐습니다. 50분 되는 길이고 총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데 개인적으로 2악장도 좋아하지만 3악장을 고른 이유는 이 3악장이 피겨 스케이트 선수였던 김연아 선수의 프리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은 활주 장면의 음악이었기 때문이었죠. 벌써 15년 가까이 되어가지만 2009년 피겨 프리 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가 세헤라자데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줬던 게 새록새록합니다. 전설 그 자체였고 김연아에게 피겨 퀸의 수식어가 따라다녔죠. 들어보시면 피겨 스케이팅 때 쓴 멜로디로 익숙할 겁니다.
마침 메텔이 알리바바의 앞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은 이 세헤라자데와 똑같았습니다. 원래 이 에피소드에서 한번쯤은 쓰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올려보게 되네요. 다음엔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리뷰 제목의 노래는 윌 스미스의 'Arabian Nights'. 이쪽도 알라딘 실사영화 OST라 써보고 싶은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블로그 카테고리를 수정했습니다. 기존에는 리뷰들을 30화로 끊어서 카테고리를 나눴었는데 이제부터는 'TV 애니메이션 1화 ~ (작성 중)' 카테고리로 통일합니다. 전체 리뷰 모음집이 따로 있지만 여전히 링크를 확인하지 않고 다른 화 리뷰를 찾으려는 분들이 계신 것 같더군요. 또 카테고리를 여러 개 만들었던 이유는 페이지 표시가 안 되는 문제가 있었던 건데 이젠 해결됐으니 구분이 별 의미가 없어지기도 해서 TV판 애니메이션 리뷰들을 전부 묶어버리기로 했습니다. TV 애니메이션 전체 화수는 계속 설명했지만 총 113화니 조만간 저도 결말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아마 완결쯤 되면 결말 스토리 언급보다 총평을 쓰지 않을까 싶군요.
은하철도 999 103화 리뷰를 마칩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이야기를 그대로 따른다면 좋지 않은 결말이 될 듯한데 과연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은하철도 999 104화 리뷰] 좋은 도적, 나쁜 도적, 이상한 새
은하철도 999 전체 리뷰 모음집Click! [은하철도 999 103화 리뷰] 어나더 아라비안~ 나이트~은하철도 999 전체 리뷰 모음집Click! https://youtu.be/JdKTUfOxDgw?si=H0THyxYVmTlhC-H8N. Rimsky-Korsakov. Scheheraz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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