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운명의 갈림길 별
고향별의 멸망 직전과 함께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들까지 모두 운명의 갈림길에 서게 된 은하철도 999 88화입니다. 이번에 오게 된 역은 '운명의 갈림길 별'로 이름처럼 이곳으로 이주한 사람들에게 운명을 결정짓게 하는 듯한 별이었죠. '운명'이라는 말처럼 그들에게 있어 고향별의 멸망은 피할 수 없고 막을 수도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통해했습니다. 슬프지만 999의 세계관에서도 아직까지 별의 멸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네요.
특징적인 것이라면 운명의 갈림길 별에 이주한 사람들의 과학 기술은 현실의 우리 인간보다 못할 수 있을 거란 점이겠죠. 종이는 그래도 썼던 모양인데 우주선 등의 과학 기술까지는 도달하지 않아 우연히 근처로 지나가던 우주선을 통해 이주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는 건 도피할 우주선도 못 만들었을 테니 별에 남은 사람들이 이주한 사람들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겠고 그런 사람들은 꼼짝없이 죽은 것이라고 봐야 되겠죠. 사람도 부족해 보이기에 이주한 뒤로 과학은 발전하지 못하고 후퇴해 현재 이 사람들은 원시시대를 살아가게 됐습니다.
추측이지만 이번 화에 등장하는 젊은이들인 '야크', '아야', '무우'는 우주선을 탔을 때는 어려서 고향별의 기억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이 사람들 외에는 전부 어르신들인데 고향별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애통해하고 있었지만 이 세 사람은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었죠. 그나마 야크는 종이에 글을 쓰고 조각하는 것을 배운 것 같지만 나머지 아야나 무우는 그런 기술이 없이 야생에서 살아온 것으로 보였고요. 어쨌든 지금 당장은 원시시대나 다름없기에 야크의 친구였던 아야도 예전에 배운 것들이 이 세계에서 전혀 의미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냥 듣고 보면 현실적인 발언이긴 하죠.
하지만 무우는 야크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남성이었습니다. 강한 힘을 바탕으로 모든 사냥감을 싹쓸이하지만 야크는 무우만큼의 힘이 없어서 무기만 계속 발명하고 있었죠. 그리고 무우는 아야와 함께 척박한 땅을 떠나 풍족한 땅으로 이주하려 하지만 야크는 몸이 편찮은 할아버지 때문에 불가능했던 거고요. 분명 원시시대에서는 약육강식이라 힘 있고 건강한 사람이 최고겠지만 결국 최후까지 살아남는 건 야크 쪽이 되지 않을까요? 과거 역사가 그렇듯이 그나마 배운 인간이었던 야크가 기술을 발전시켜서 이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야만적인 문화는 금방 사그라들게 되어 있겠죠. 후반부 야크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뻔합니다. 괜히 아야만 불쌍하게 느껴지더군요.
한편 지구에 대한 애착을 지닌 철이는 고향별이 없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기계인간이 되어도 지구가 없어지면 헛고생일 뿐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메텔의 말이나 야크가 보여준 행동으로 그렇게 되면 새로운 행성에서 살아가면 된다는 걸 보여줬지만 아직까지 철이는 부모님이 계셨던 지구를 못 버리는 듯한 분위기네요. 기계인간이 된 이후로 그럴싸한 계획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철이었지만 그런 건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고향별이 사라진다고 하니 생명이 죽는 것이라고 여겨서 처음엔 나갈 생각이 없었던 걸 보면 일반적인 기계인간과 인간적인 면에서는 차원이 다르긴 합니다. 이러면 철이는 그냥 지구로 돌아가서 늙어 죽을 셈일지도...
은하철도 999 88화 리뷰를 마칩니다. 별 거 아니긴 한데 예전에 44화부터 리뷰를 재시작했으니 대충 기존 리뷰에서 2배 분량을 썼군요. 이대로 최종화까지 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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