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애니메이션 리뷰 모음집 (링크 이동) |
44화 리뷰에서 이어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QM97_iNXhk
Richard Wagner: The Valkyrie - Ride of the Valkyries (유튜브 링크)
제45화. 발키리의 공간 기행 2부
대놓고 총 들고 찾아온 발키리 기사들에게 프라이더는 노래를 불러서 그들을 진정시켰고
기사 중 한 명이 기계실로 가서 자기네 우주선으로 향하라고 AI에게 협박하자 AI는 철이를 포함한 4명이 사는 것보다 다른 승객들을 더 많이 살리는 걸 우선시했는지 그 지시를 따라버리고 맙니다.
기사들이 4명을 데리고 가기 전 철이는 자신들을 구해준 프라이더에게 고마움을 표했지만 이놈 반응은 그런 거 없다.
발키리의 우주선에 도착한 기사들은 4명을 데리고 우주선 내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갑니다.
기사들은 발키리에게 4명을 안내했고 발키리는 유흥용으로 인간을 키워보자는 요청을 거절했지만
철이가 돌려보내달라는 부탁도 거절하고 999를 보내버린 뒤 그들을 데리고 우주 끝으로 이동합니다.
우주의 끝에 도착하니 우주공간 안에는 뼈들만 잔뜩 있었고 앞으로 1시간 뒤면 철이 일행도 우주공간에 내려 해골이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감금된 프라이더는 주먹을 두들기며 곧 죽을 일에 절망했지만 철이는 기죽지 않고 프라이더에게 어떤 수단을 쓰든지 탈출하자고 제안합니다.
프라이더가 기사들을 노래로 꾀어내고 차장과 철이가 기습하려 했지만 때렸던 쇠자루가 그냥 구부러지더니 기사들의 압도적인 힘으로 쓰러지고 맙니다.
결국 메텔이 나서서 채찍으로 쓰러뜨리고 보니 기사들의 정체가 인간이 아닌 안드로이드라는 게 밝혀집니다.
알고 보니 발키리의 딸들은 이미 기계인간들에게 죽은 지 오래됐고 지금의 기사들은 딸들의 모습을 본땄지만 그녀들의 감정은 전혀 없었던 가짜 존재에 불과했죠.
발키리는 죽어버린 딸들의 복수와 증오로 애먼 철이를 죽이려 했고 철이 대신 프라이더가 몸을 날려 쓰러지게 됩니다.
프라이더는 마지막으로 철이를 위해 노래를 부른 뒤 죽었고 발키리는 프라이더와 죽은 딸들을 겹쳐 보더니 철이 일행을 은하철도 999로 돌려보내기로 합니다.
999에 돌아온 메텔은 발키리가 스스로의 속죄를 위해 프라이더의 시체와 함께 우주를 떠돌 것이라는 예언을 하죠.
발키리라고 해놓고 히스테리 부리는 아줌마 한 명이 나타나서 쓸데없이 사람 한 명 죽여놓고 떠난 은하철도 999 45화입니다. 밥벌레도 약간 인성에 문제가 있긴 했었는데 설마 그보다 더한 아줌마가 나타나서 자기를 칼빵 해놓고 지 인생을 하직하게 할 줄은 영영 몰랐을 겁니다. 이것이 은하철도 999의 현주소. 죄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들이 우주에 들끓는 평범한 세계입니다. 그러니 그냥 앨리스랑 행복하게 살았어야지...
이번 화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발키리는 일단 북유럽 신화에서 잘 알려진 죽은 전사들을 데려가는 여신들입니다. 하지만 은하철도 999에서 나온 발키리는 이름만 발키리들일뿐 딱히 그 역할과는 하등 상관없는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발키리들은 처녀이고, 덕분에 서브컬처 등지에서도 대부분 미소녀들인데 불구하고 여기서는 웬 아줌마 한 명이 나와서 김이 빠졌습니다. 아줌마 딸들이 오히려 발키리처럼 보였는데 정확히는 발키리는 이 아줌마 한 명이고 세 명의 딸들은 발키리의 '기사'란 말을 쓰는지라 진짜 발키리가 아니란 느낌을 주게 했죠. 어쩌면 살아있었던 진짜 딸들이야 말로 발키리였을지도 모르나 지금의 안드로이드 삼인방은 딸도 아니기에 그냥 기사란 직위를 준 것처럼 보이네요.
이 아줌마가 설치고 다녔던 이유도 기계인간들 때문에 딸들이 죽어서였는데 불특정 다수를 백골로 썩게 만들어버린 걸 보면 딸들을 죽인 기계인간들이 누군지도 알지 못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 도와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이 자기 수하로 부릴 안드로이드만 만들어놓고 지 혼자서 우주를 쑤시고 다녔으니 정신만 이상해진 셈이죠. 그나마 밥벌레의 몸을 날리는 행위에 개심하고 떠난 걸로 끝났지만 그전에 죽은 사람들은 어찌합니까? 안드로이드가 성격이 그 모양이었던 건 이 아줌마 히스테리가 반영된 결과일지도요.
어찌 됐든 이 모든 만악의 근원은 딸내미들을 죽여버린 기계인간들이지만 의외로 프라이더가 자기 목숨을 희생하면서 끝낸 덕에 미래의 위협은 사라지게 됐습니다. 발키리는 프라이더가 철이 목숨을 구한 것처럼 세 딸들도 각자 자신들의 자매의 목숨을 구하고자 희생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겠죠. 프라이더가 앨리스를 구한 것처럼 또 한 번 철이를 구해서 발키리에게 살아 있는 인간성을 보여준 셈이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철이의 괜한 간섭에서 시작된 이야기였죠. 철이가 프라이더의 인생사에 관여하면서 프라이더도 다시금 잊고 있었던 인간성을 되찾았고 그로 인해 철이를 구해준 것이니 인간성의 연쇄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증오의 연쇄가 결국 인간성의 연쇄로 끊어진 모습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은하철도 999에서는 그 인간성이 메말라버린 현실에서 발키리와 같은 미친 사람들이 나타나게 만든 거겠죠. 그러니 잘 먹고, 잘 자고, 운동해야 이런 히스테리 상황을 안 만들지 않을까요? 라이오스의 명언이 생각나는 이번 화입니다.
죽기 전 프라이더도 걱정하긴 했지만 앨리스는 정말 암울해지게 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한테 모든 걸 내주었지만 무자비한 우주로 인해 전부 없던 일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죠. 그저 힘들더라도 밥벌레가 사라졌으니 야밤에 일하는 건 해방되지 않았으려나 싶네요.
이번 편에서도 메텔에 대한 떡밥이 나왔는데 메텔이 이런저런 지식들을 잘 알고 있는 건 이전 화를 봐도 대충 알겠지만 발키리 왈 우주를 지배하려는 자라면 누구나 메텔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자타공인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발키리가 우주를 지배하는 여왕이라고 기사들이 말하던데 이번 편만 보더라도 한가닥 하는 것 같으니 메텔이 분명 대단한 사람인 건 맞겠죠. 그렇다는 건 메텔을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도 우주를 지배하는 권력에 가까운 사람이란 소리가 되겠군요.
이번 리뷰에 수록한 유튜브 BGM은 이번 에피소드 제목의 유래가 된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입니다. 유명한 곡이긴 한데 최근에서야 이 곡이 '니벨룽겐의 반지'라는 음악극이며 그 음악극이 16시간이나 된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옛날 영화 중에선 '지옥의 묵시록'에 이 음악이 강렬하게 나오는 걸로 유명했죠. 여기서 나오는 발키리는 북유럽 신화의 발키리보단 정말 지옥의 묵시록에 가까운 인상이긴 합니다.
은하철도 999 45화 리뷰를 마칩니다. DVD 케이스의 내용으로는 발키리의 본명이 '머큐리'인 것 같은데 딱히 본편 중엔 언급이 없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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