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화. 거대 코끼리의 별
철이는 999 밖에서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유리병을 보게 됐고 모자를 이용해 유리병을 가져오게 됩니다.
철이가 유리병 안에 종이가 들어있는 걸 확인했고 메텔이 열어보니 그것은 '지프 스탠리'라는 남성의 일기로 그는 '거대 코끼리의 별'에서 '호노우'를 찾다가 일행과 헤어져서 지금은 조수와 아내만이 남았지만 자신은 꿋꿋이 호노우를 찾아가겠다는 말이 써져 있었죠.
철이가 호노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자 메텔은 정글 깊숙이 존재하는 환상의 코끼리로 상아가 황금색이라고 알려줍니다. 그리고 차장은 과거 거대 코끼리의 별에서 정차했었지만 현재는 운행하지 않고 있어 통과할 것이라고 말했죠.
그러자 철이는 스탠리를 구조해야 한다면서 거대 코끼리의 별에 임시 정차해 줄 것을 요청했고 메텔도 철이가 원하니 별에 가보겠다고 하자 차장은 기관실에게 조난자를 언급해서 임시 정차를 하게 합니다.
그렇게 거대 코끼리의 별에서 내린 철이와 메텔은 근처에 고속정이 있어 타고 움직이게 됐고 캠프에 있던 조수 '날'과 스탠리의 아내는 탈출하지 못해 절망하고 있다 고속정이 나타나 스탠리와 철이가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스탠리는 애초에 구조를 바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록을 우주에 남기기 위해 띄운 것이었고 끝까지 호노우를 찾겠다고 고집을 부렸지만 반대로 아내인 '메루사'는 먼저 고향으로 돌아갔다 오길 원합니다.
하지만 날이 스탠리의 뒤통수를 쳐서 쓰러뜨린 뒤 메루사를 데리고 도망치려 했고 철이와 메텔이 쓰러진 스탠리를 데리고 함께 가려 할 때 두 사람은 고속정을 타고 따로 도망쳐 버립니다.
그때 고속정을 탄 두 사람의 눈앞에서 진짜 호노우가 등장했고 날은 두려워서 혼자 고속정을 버리고 도망가버리고 철이와 스탠리가 협공했지만 호노우는 날만 노리고 밟아버린 뒤 사라졌죠.
기절한 메루사는 텐트 안에서 눈을 떴지만 스탠리는 남은 식량을 가지고 떠나라고 지시했고 화가 난 메루사는 아내로서 사랑을 받고 싶었다고 소리쳤지만 스탠리는 눈도 깜짝하지 않습니다.
결국 스탠리와 함께 뒤이어 메루사와 철이까지 그를 따라가게 됐고 절벽 위에서 호노우를 조종하는 여왕이 나타나 사람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자 스탠리는 두 사람을 피신시키고 호노우를 공격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메루사가 스탠리를 이끌고 도망치자 철이는 홀로 여왕에게 맞섰고 여왕은 영원한 젊음과 생명을 주는 샘물이 인간의 생명으로 유지된다며 철이까지 레이저 빔으로 절벽에 떨어뜨려 죽이려고 합니다.
호노우가 메루사와 스탠리를 짓밟아버리려는 그 순간 메텔이 여왕을 공격해 여왕은 샘물에 빠져 샘물은 돌과 함께 막혔고 메루사는 구사일생했지만 스탠리는 힘이 다해 죽고 맙니다.
호노우가 사라진 뒤 메루사는 남편을 위해 무덤을 만들고 이곳에서 살아가기로 했고 철이에게 호노우는 죽어서 강 속에 깊이 가라앉았다고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999에서 철이는 스탠리와 메루사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하다가 얼떨결에 자신은 메텔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했고 부끄러워 객실에서 도망치게 됩니다.
사악한 코끼리인 줄 알았더니 불륜하고 있던 남녀 사이를 쿨하게 끊어놓고 마지막에 홀로 사라진 호노우의 이야기를 다룬 은하철도 999 84화입니다. 이번 에피소드 주인공은 스탠리인 것 같지만 이 아저씨보다 호노우의 임팩트가 훨씬 컸달까요. 어디까지나 여왕의 조종만 받아서 그랬을 뿐 심성은 꽤나 착한 녀석이었던 것 같습니다. 코스모 건으로 뚫지 못 하는 것만 봐도 999 세계관에서 손꼽히는 최강의 생물인 것 같군요.
꿈을 위해 고집불통으로 밀고 나가는 스탠리의 모습은 지금껏 보아왔던 철이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우주에 날린 일기가 구조 요청으로 받아들여져서 철이가 가보게 된 거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철이는 스탠리를 구조하기 위해 갔다기보단 호노우가 더 궁금한 게 아니었을까 싶군요. 겸사겸사 스탠리 일행을 구조하는 것도 있었고요. 정글이란 배경에 거대 코끼리까지 나타난 걸 보니 이번 화는 지난 에피소드로 나온 아프리카 성운보다 훨씬 아프리카에 가까운 분위기였습니다. 아프리카 성운은 실질적으로 설원에 가까워서 열대지역이란 느낌이 안 났거든요.
그래서 다시 스탠리를 생각해 보면 그가 탐험가의 정신을 중요하게 여긴 것처럼 철이 또한 기계몸을 찾겠다는 꿈을 가지고 어느 누구도 말리는 걸 거부하고 꿋꿋이 나선다는 게 공통점이었습니다. 문제는 스탠리에겐 메루사가 있었고 그는 스탠리를 사랑하고 있었기에 스탠리의 꿈을 응원하지만 함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독불장군이나 마찬가지였던 스탠리는 메루사를 신경 쓰지 않았고 결국 메루사는 그렇게 자신을 이해해 주는 젊은 날과 불륜을...이라고 생각은 드는데 진짜인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구조정이 오기 직전 날과 메루사가 하는 짓이나 메루사가 스스로 스탠리를 배신했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면 거진 불륜이 맞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남자 둘 다 메루사에겐 진지하게 신경 쓰지 않았고 불륜의 당사자(?)인 날은 호노우에게 밟혀 인생을 하직했죠.
그렇게 스탠리마저 호노우에게 공격당해 죽기 직전 메루사에게 고백했던 걸 보면 메루사의 마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꿈 때문에 무시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어쩌면 메루사도 스탠리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날과 그렇고 그런 관계를 맺었나 싶기도 하더군요. 마지막 스탠리를 묻어주고 자신도 그곳에서 살겠다고 하는 걸 보니 그를 위한 사랑은 진짜였던 걸로 보입니다. 비록 세간에서는 코끼리가 전설이 되어 잊히게 되겠지만 스탠리 본인은 호노우를 잡는 것보다 그 이면의 여왕을 보는 게 목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니 목적을 달성하고 후련하게 삶을 마친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편 호노우를 지배하는 여왕은 거대 코끼리의 별을 지배하고 있었는데 지금껏 호노우를 시켜 사람을 죽인 이유가 별에 있는 영생하는 샘물이 죽은 생명으로 유지되기 때문이었죠. 이전의 크우플레임과 비슷한 사람 같은데 자기 생명을 위해 남을 해치는 사람들의 결말이 늘 그랬듯이 징벌을 당해서 샘물에 빠지게 됩니다. 어쩌면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스스로 초능력을 발휘해서 빠져나오는 게 아닌 이상 평범한 인간이라면 익사해서 죽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차피 메루사의 부탁대로 철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코끼리가 죽었다고 전달하게 되면 사람들도 가지 않을 테니 어떤 결말이 되었든 여왕이 홀로 죽어가는 건 똑같겠죠. 다행히 호노우는 여왕의 지시대로만 움직였을 뿐 평소에는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호노우가 없으니 메루사가 그나마 살 수 있을 듯하나 식량이 부족하다고 하니 얼마 못 살고 스탠리 옆에서 죽지 않을까 싶군요. 스탠리의 꿈은 호노우였겠지만 메루사의 꿈은 스탠리였을지도 모르죠. 여담으로 크우플레임 쪽 이야기는 사실 2부 내용은 모르지만 아마 이쪽처럼 비슷하게 끝났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코끼리를 잡는 이야기로 보였다가 갑자기 사랑 이야기가 돼서 어린 철이는 이해하지 못했는데요. 아직까지도 철이의 마음속엔 메텔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모르겠지만 메텔은 철이에게 있어서 첫사랑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군요. 메텔이란 존재는 철이에게 있어 연인의 마음이면서 동시에 유사 어머니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메텔의 표정이 어두워 보이긴 하는데...
은하철도 999 84화 리뷰를 마칩니다. 잠깐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감기 때문은 아니지만 몸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지금 시기에는 독감이 유행이라고 하니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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