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철도 999 애니메이션 리뷰 모음집 (링크 이동) |
9화 리뷰에서 이어집니다.
제10화. 트레이더 분기점 2부
원인도 모른 채 철이는 여자에게 납치당해 꽃들의 별로 가는 기차를 타게 됩니다.
물론 철이는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기차 밖으로 도망치진 못했죠.
행성 모양도 꽃이며 역도 꽃밭인 것을 본 뒤 철이는 다시 999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또다시 저지됩니다.
여자는 제시간에 맞춰서 철이를 보내주겠다며 철이를 집으로 끌고 갑니다.
부모님은 '하나코'를 오랜만에 보자마자 반갑게 맞아들였고
하나코는 뜬금없이 철이를 앞으로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까지 해버립니다.
하나코의 어머니가 밥을 준다고 하자 철이는 홀라당 넘어가죠.
밥을 먹고 하나코의 어머니는 어렸을 적 하나코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하나코의 과거 모습은 지금과는 완전히 몰라볼 정도로 엄청난 미인이었습니다.
다시 몰래 집을 떠나려고 했던 철이는 하나코에게 꼬리가 밟혀 신방을 소개받은 뒤 갇히게 됩니다.
하나코가 드레스를 입고 부모님과 있던 사이에 철이는 창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곧바로 하나코에게 걸리고 맙니다.
하나코는 떠나려는 철이를 계속해서 붙잡더니 철이를 데려와서 결혼 피로연을 한다고 알려줍니다.
하나코의 부모님은 철이와 하나코를 손님이 있는 방으로 데려왔지만 손님은 전혀 없었죠.
그렇게 결혼식은 아주 자연스럽게 손님 한 명도 없이 진행됩니다.
피로연이 끝나고 신방에서 하나코는 철이에게 아버지와 어머니가 손님들을 보고 있었다고 하고는
철이는 이해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더니 트레이더로 가는 첫차에 깨워주겠다며 철이를 침대에서 잠들게 합니다.
다음 날 하나코는 철이를 깨우려고 하다가 철이가 침대에서 사라진 걸 보고 집 밖으로 나왔고
트레이더로 가는 첫 열차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게 됩니다.
신나게 잠들고 있었던 철이는 메텔이 데려와서 첫차를 탈 수 있게 된 것이었죠.
메텔은 철이의 상황을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었고 철이의 순수한 마음을 보고 하나코가 부모님께 철이를 소개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코는 트레이더에서 일만 하다 노처녀가 되어버린 것이었죠.
메텔의 말을 듣고 하나코의 뜻을 이해하게 된 철이는 트레이더에서 다시 은하철도 999에 올라탑니다.
은하철도 999를 타고 철이는 꽃들의 별을 바라보며 트레이더와 꽃들의 별을 지나가게 됐죠.
골때렸던 9화의 상황과 달리 10화는 트레이더에서 꽃들의 별로 장소가 바뀌면서 안타까운 이야기가 벌어졌습니다. 사실 하나코가 해가 뜨기 전까지만 있어달라는 말에 해가 뜬 뒤에 진상이 밝혀지겠지 싶었는데 그런 게 없어서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오컬트나 판타지 같은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분명 꽃들의 별은 이름과 외형 모두 아름다운 동네였는데 말이죠.
제목은 낚시긴 하지만 9화부터 나온 하나코의 행적도 그렇고 10화 후반부 메텔이 진실을 밝히기 전까지만 해도 하나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좋지 못했습니다. 메텔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이상하게 여겼던 부분들이 풀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왜 그래야 했는지 좀처럼 이해가 잘 가진 않았죠. 납치하고 결혼해달라고 감금까지 해놓는 걸 보고 나서 '미저리'라는 영화 내용이 떠오르긴 했는데 다행히 그 정도로 심각하게 정신이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다는 게 위안이었습니다. 애초에 결혼식부터가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식이었으니 말이죠. 차라리 철이에게 중간에 납치한 이유라도 밝히고 도와달라고 부탁했으면 철이도 제대로 나섰을텐데 왜 그렇게 이야기도 안 했는진 모르겠더군요. 아마 그랬다면 철이 실수로 가짜라는 게 뽀록이 날까봐 그랬을지도?
메텔이 하는 말을 제외하면 은연중에 하나코의 고향인 꽃들의 별은 현재 2020년 일본의 상황을 예견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전부터 역들의 이름이 일본어로 나오는 건 보는 사람들 편하라고 그냥 그대로 썼겠지만 꽃들의 별은 의상 자체가 일본의 기모노였고 여자의 이름도 '하나코'였죠. 거기다 현재 일본이 고령사회라는 걸 생각하면 결혼식에 사람이 전혀 없었던 건 꽃들의 별에서는 노인들마저 죽어 인구가 완전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해석되더군요. 꽃들의 별로 가는 기차에 있던 사람들이 대충 여행객들이라고 치면 꽃들의 별에 사는 사람들은 정말 극소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하나코가 급하게 부모님께 결혼식을 보여드리려고 했던 이유를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너무 나이를 먹어 사람을 분간하기도 힘들어졌거나 또는 치매가 되어 곧 돌아가실 연세가 되었을테니 말이죠. 하나코는 일하기 위해 사람이 없는 꽃들의 별을 벗어나 근처의 트레이더를 향했지만 그곳에는 거지들처럼 인성이 야박한 사람들만 존재했을 겁니다. 그러니 일만 하다 젊었던 시절이 지나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결혼하기 힘든 삶까지 처하게 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심각한 건 일본의 고령사회는 한국이 똑같이 이어받고 있습니다. 결혼해서 아이 낳기는 더욱 힘들어지고 노인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죠. 꽃들의 별은 일본의 먼 미래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먼 미래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노인들은 버려지고, 부양해야 할 젊은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외로 가게 될지도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음에도 저는 계속해서 일만 하고 있을 뿐이라 하나코의 상황에 정말 뜨끔해지는 순간이었죠. 하나코처럼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만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은하철도 999 10화 리뷰를 마칩니다. 코로나 때문에 업무가 줄어들었다기보단 더 피곤해진 느낌이 듭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 모두 별탈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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